- 분야
- 계약 분쟁
- 법원
- 서울중앙지방법원
- 결과
- 판결 · 청구 전부 기각
- 시기
- 2022년 6월
지인에게 사업자 명의만 빌려줬는데 그 지인이 맺은 계약 때문에 거래처가 명의자에게 돈을 내라고 소송을 걸었다면, 명의자가 꼼짝없이 갚아야 할까요?
김정훈 변호사가 피고를 대리한 이 사건에서 서울중앙지방법원은 2022년 6월 의뢰인에 대한 원고의 청구를 전부 기각하는 판결을 선고했습니다.
의뢰인(피고)은 영업을 거의 하지 않던 개인사업체를 갖고 있었고, 수년간 알고 지낸 지인이 그 사업자 명의로 광고 영업을 하도록 허락했습니다.
지인은 그 명의로 광고대행사(원고)와 현수막 제작 계약을 맺었는데, 현수막 과태료 문제가 불거지자 원고는 지인과 의뢰인을 함께 상대로 160,379,000원(약 1억 6,037만 원)과 지연손해금을 연대하여 지급하라는 약정금 소송을 냈습니다.
원고는 의뢰인에게 상법상 명의대여자 책임, 부당이득반환, 불법행위 책임을 차례로 주장했습니다.
이에 김정훈 변호사는 세 가지 주장을 하나씩 반박했고 법원은 의뢰인에 대한 청구를 모두 받아들이지 않았습니다.
사건의 개요
원고는 한 지역주택조합의 조합원 모집 광고를 맡으면서 현수막 설치에 따른 과태료는 자신이 부담하기로 약정했습니다.
그리고 2016년 5월 의뢰인의 지인과 현수막 제작 계약을 맺으면서 불법 설치가 적발되면 과태료 등 모든 법적 불이익을 납품처가 전적으로 책임진다는 조항을 넣었습니다. 계약서의 명의는 의뢰인의 개인사업체였고, 대금도 의뢰인 명의의 계좌로 들어왔습니다.
이후 과태료가 부과되자 조합은 389,127,000원을 원고에게 줄 광고대금에서 뺐습니다. 원고는 납품처에 줄 설치대금 228,748,000원과 상계하고 남은 160,379,000원을 청구했습니다.
실제 계약을 맺고 일을 진행한 사람은 지인이었지만 원고는 계약서 명의가 의뢰인으로 되어 있다는 이유로 의뢰인에게도 같은 금액을 연대하여 갚으라고 했습니다.
사업자 명의를 빌려주기만 해도 거래처에 대한 빚을 함께 갚아야 할까요?
상법 제24조는 자기 이름이나 상호로 영업하도록 허락한 사람에게 명의대여자 책임을 지웁니다. 다만 이 책임은 거래 상대방이 명의자를 진짜 영업주로 잘못 알고 거래했을 때 그 상대방을 보호하려는 것입니다.
상대방이 명의를 빌린 사실을 알았거나, 조금만 주의했으면 알 수 있었는데 몰랐다면(중대한 과실) 명의대여자는 책임을 지지 않습니다.
이 사건의 승패는 원고가 계약 당시 누구를 상대로 거래한다고 알았느냐에 달려 있었습니다.
김정훈 변호사의 조력 및 쟁점
김정훈 변호사는 먼저 계약의 당사자가 의뢰인이 아니라 지인이라고 주장했습니다.
타인 이름으로 계약한 경우 누구를 당사자로 볼지는 당사자들의 의사와 계약 전후 사정으로 정한다는 대법원 2007. 9. 6. 선고 2007다31990 판결과 대법원 2016. 3. 10. 선고 2015다240768 판결을 들었습니다.
지인이 그 상호의 '회장' 명함으로 영업했고, 계약 당일에도 의뢰인의 인감도장과 사업자등록증을 들고 혼자 계약했다는 점을 짚었습니다.
또한 원고의 소장에도 지인과 계약하면서 명의만 의뢰인으로 했다는 취지가 적혀 있어 이를 의뢰인에게 유리하게 원용했습니다.
거래처가 명의를 빌린 사실을 알았다는 점은 어떻게 보여 줄 수 있을까요?
명의대여자 책임에 대해서는 대법원 2001. 4. 13. 선고 2000다10512 판결을 들어, 원고가 명의를 빌린 사실을 알았으므로 책임이 없다고 다퉜습니다.
원고가 보낸 내용증명 다섯 통을 날짜순으로 정리해 2018년 7월 중순까지는 줄곧 지인을 '회장'으로 부르며 수신인으로 삼았고 그 뒤에야 의뢰인에게 처음 보냈다는 점을 보여 주었습니다.
원고가 지인을 의뢰인의 대리인으로 알았다고 주장을 바꾸자, 대리인이 '회장' 명함을 들고 다니는 일은 경험칙상 생각하기 어렵다고 반박했습니다.
설령 몰랐더라도 원고는 계약부터 과태료 문제가 생길 때까지 의뢰인을 만나거나 연락한 적이 없고 의뢰인에게는 광고·현수막 업력도 없었으므로 중대한 과실이 있다고 주장했습니다.
부당이득 주장에는 계좌 흐름으로 맞섰습니다.
문제의 계좌는 지인의 지시로 새로 만든 것이고 거래 알림도 지인의 휴대전화로 등록되어 있었다는 점, 원고가 이 계좌에 넣은 641,000,000원보다 하도급업체로 나간 돈이 675,120,000원으로 더 많다는 점을 자료로 정리했습니다.
아울러 원고가 기일 전날 서면을 내는 일이 반복되자 기한을 정해 최종 의견을 내도록 요구하기도 했습니다.
법원의 판단
서울중앙지방법원은 2022년 6월 "원고의 피고(의뢰인)에 대한 청구를 기각한다"고 판결했습니다.
명의를 빌려 간 지인에게는 160,379,000원과 지연손해금을 지급하라고 했습니다.
처음에는 의뢰인과 원고 사이의 소송비용도 의뢰인이 부담한다고 적혔으나, 같은 달 판결경정결정으로 원고가 부담하는 것으로 바로잡혔습니다.
법원은 의뢰인이 지인에게 자기 사업자 명의로 영업하도록 허락한 사실은 인정했습니다.
그러나 원고가 계약 당시 지인을 실질적인 대표로 알고 계약한 점, 계약 전후 대금 지급 등을 지인과만 협의했고 의뢰인은 계약에 전혀 관여하지 않은 것으로 보이는 점, 원고가 2017년 7월경부터 지인에게만 과태료 납부를 촉구한 점을 들어 원고가 의뢰인을 영업주로 오인했다고 보기 어렵다고 했습니다.
그렇지 않더라도 명의대여 사실을 몰랐던 데에 중대한 과실이 있다고 판단했습니다.
부당이득 주장은 원고 주장대로 보더라도 원고가 보낸 돈보다 더 많은 돈이 하도급업체로 송금되었다는 이유로, 불법행위 주장은 기망행위를 인정할 증거가 부족하다는 이유로 받아들이지 않았습니다.
적용 법조: 상법 제24조, 민법 제741조, 제750조
판결문·결정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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결론
사업자 명의를 빌려준 의뢰인은 1억 6,037만여 원과 지연손해금을 연대하여 갚으라는 청구에서 벗어났고 그 책임은 실제로 계약하고 영업한 지인에게 돌아갔습니다.
김정훈 변호사는 계약 경위와 내용증명의 수신인, 계좌 흐름을 하나씩 짚어 원고가 처음부터 지인을 거래 상대방으로 알고 있었다는 점을 보여 주었습니다.
다만 명의대여자 책임은 거래 상대방이 무엇을 알고 있었는지에 따라 결론이 갈리므로, 명의자가 직접 계약에 나섰거나 상대방이 명의자를 영업주로 믿을 만한 사정이 있었다면 판단은 달라질 수 있습니다.

김정훈 변호사의 소회
본 변호사는 명의대여 사건에서 명의자가 아무 일도 하지 않았다는 사정만으로는 부족하고 상대방이 누구와 거래한다고 알았는지를 상대방의 문서로 보여 주는 것이 핵심이라고 생각합니다.
실제로 이 사건에서는 원고가 직접 보낸 내용증명과 원고의 소장이 그 증거가 되었습니다.
따라서 가까운 사람의 부탁이라도 사업자 명의나 인감, 계좌를 빌려주는 일은 피하시고 이미 빌려주었다면 그 경위를 보여 줄 자료부터 챙겨 두시기를 권합니다.
자주 묻는 질문
사업자 명의를 빌려주면 명의를 빌린 사람의 채무를 무조건 함께 갚아야 하나요?
그렇지 않습니다. 상법 제24조의 명의대여자 책임은 상대방이 명의자를 영업주로 잘못 알고 거래한 경우에만 생기고 상대방이 명의대여 사실을 알았거나 중대한 과실로 몰랐다면 책임을 지지 않습니다.
이 사건에서도 원고가 지인을 실질적 대표로 알았다고 보아 청구가 기각되었습니다.
명의대여 사실을 상대방이 알았다는 것은 무엇으로 입증하나요?
계약을 누가 협의하고 체결했는지, 대금 지급과 이행 독촉을 누구와 주고받았는지가 주로 쓰입니다.
이 사건에서는 원고가 보낸 내용증명의 수신인과 원고 소장의 기재가 중요한 자료가 되었습니다.
내 이름으로 된 계좌에 돈이 들어왔으면 부당이득을 반환해야 하나요?
계좌 명의만으로 이익을 얻었다고 보지는 않습니다.
이 사건에서 법원은 원고가 그 계좌로 보낸 돈보다 더 많은 돈이 하도급업체로 나갔다는 점을 들어 부당이득 주장을 받아들이지 않았습니다.
명의대여 소송에서 이기면 소송비용은 누가 부담하나요?
원칙적으로 패소한 쪽이 소송비용을 부담합니다.
이 사건에서도 의뢰인과 원고 사이의 소송비용은 판결경정결정을 거쳐 원고가 부담하는 것으로 정해졌습니다.
결과는 판결문·결정서로 확인한 사례이며, 사안마다 다를 수 있습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