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보이스피싱 통장 명의자 손해배상 500만 원, 방조 책임 인정

검사 사칭 전화에 1천만 원 송금, 체크카드 넘긴 명의자 책임 50%

  • 수원지방법원 용인시법원
  • 2021년 6월
  • 판결

500만 인용

게시

수원지방법원 용인시법원 부당이득금 청구 일부 인용 판결문 1면
분야
대여금·손해배상
법원
수원지방법원 용인시법원
결과
판결 · 500만 인용
시기
2021년 6월

보이스피싱에 속아 돈을 보냈는데 주범은 찾을 수 없다면, 돈이 들어간 계좌의 명의자에게라도 손해배상을 받을 수 있을까요?

김정훈 변호사가 피해자를 대리한 이 사건에서 수원지방법원 용인시법원은 2021년 6월 체크카드를 넘긴 계좌 명의자의 방조 책임을 인정하고 피해금 1,000만 원 중 500만 원과 지연손해금을 지급하라며 청구를 일부 인용했습니다.

의뢰인(원고)은 검사를 사칭한 사람의 전화에 속아 하루 만에 1,000만 원을 낯선 사람 명의의 계좌로 보낸 보이스피싱 피해자입니다. 돈이 들어간 계좌의 주인(피고)은 송금 전날 처음 보는 사람에게 그 계좌의 체크카드를 넘겨준 사람이었습니다.

이에 김정훈 변호사는 피고를 상대로 부당이득반환과 불법행위 손해배상을 함께 구하는 소송을 냈습니다.

한편 보이스피싱 주범을 상대로 한 민사소송은 이기기 어렵지 않지만 통장이나 카드만 빌려준 명의자를 상대로 한 소송은 승소 자체가 쉽지 않고 이기더라도 피해금의 2~50% 선에서 책임이 정해지는 경우가 많습니다.

01

사건의 개요

2019년 7월 의뢰인은 검사라고 자신을 소개한 사람에게서 전화를 받았습니다. 그는 의뢰인 명의 계좌가 대포통장으로 쓰여 피해자가 많이 생겼고, 의뢰인이 피해자 신분이 되려면 수사에 협조해야 한다고 했습니다.

또한 금융권에 숨은 공범을 잡으려면 대출을 받아 보고 금융감독원 관계자라는 사람의 계좌로 돈을 보내야 하며 그 돈은 나중에 돌려준다는 말도 덧붙였습니다.

이 말을 믿은 의뢰인은 카드사에서 900만 원을 대출받고 갖고 있던 100만 원을 보태 같은 날 1,000만 원을 지정된 계좌로 보냈습니다.

그 뒤 상대방과 연락이 끊겼고 여러 곳에 알아본 끝에야 보이스피싱이었다는 사실을 알게 되었습니다.

보이스피싱 주범을 못 찾으면 피해금은 포기해야 할까요?

전화를 건 사람은 끝내 누구인지 밝혀지지 않았습니다. 남은 단서는 돈이 들어간 계좌뿐이었습니다. 확인해 보니 그 계좌의 체크카드는 송금 바로 전날 명의자가 다른 사람에게 건넨 것이었습니다.

이에 김정훈 변호사는 관련 기록을 확보해 체크카드가 넘어간 경위를 확인하고 계좌 명의자인 피고를 상대로 2020년 5월 1,000만 원과 지연손해금을 청구했습니다.

02

김정훈 변호사의 조력 및 쟁점

먼저 부당이득반환을 청구했습니다.

송금한 사람과 받은 사람 사이에 아무런 법률관계가 없는데도 계좌이체로 돈이 들어왔다면 받은 사람은 그 금액만큼 예금채권을 얻은 것이고, 보낸 사람은 그 반환을 청구할 수 있다는 대법원 2010. 11. 11. 선고 2010다41263, 41270 판결 등을 근거로 들었습니다.

이와 함께 불법행위 손해배상도 청구했습니다. 피고가 자기 계좌가 보이스피싱에 쓰일 수 있는데도 그 처분권을 넘겨 범행을 쉽게 만들었으니, 사기범과 함께 공동불법행위 책임을 져야 한다는 주장이었습니다.

체크카드만 빌려준 사람도 손해배상 책임을 지나요?

쟁점은 체크카드를 넘긴 행위와 의뢰인의 손해 사이에 상당인과관계가 있는지였습니다. 김정훈 변호사는 준비서면에서 대법원 2007. 7. 13. 선고 2005다21821 판결, 대법원 2014. 12. 24. 선고 2013다98222 판결 등이 제시한 기준을 들었습니다.

접근매체를 넘긴 명의자에게 방조 책임을 지우려면, 넘길 당시의 구체적인 사정에 비추어 그 계좌가 불법행위에 쓰이리라는 점을 예견할 수 있어야 한다는 것입니다.

이때 넘긴 목적과 경위, 대가를 약속받았는지, 받은 사람의 신원 등을 함께 봅니다.

하급심은 대출을 해 준다는 말에 속아 카드를 넘긴 경우에는 책임을 부정하는 편이지만 넘기는 대가를 약속받는 등 스스로 불법을 짐작할 수 있었던 경우에는 책임을 인정해 왔습니다.

이에 김정훈 변호사는 피고가 '체크카드를 보내 주면 고수익 아르바이트를 시켜 주겠다'는 제안을 받고 한 번도 만난 적 없는 사람에게 카드를 건넸다는 점을 짚었습니다.

이는 대가를 약속받은 것과 다르지 않고, 처음 보는 사람이 그런 제안을 했다면 카드가 불법적인 일에 쓰이리라 충분히 예상할 수 있었다고 주장했습니다.

나아가 대법원 2000. 9. 29. 선고 2000다13900 판결의 취지를 들어, 피해자의 부주의를 이용해 불법행위를 저지른 쪽이 그 부주의를 이유로 책임을 줄여 달라고 주장할 수는 없으므로 피해금 전액이 인정되어야 한다고 소명했습니다.

03

법원의 판단

수원지방법원 용인시법원은 2021년 6월 피고가 의뢰인에게 5,000,000원(500만 원)과 이에 대한 2019년 7월부터의 지연손해금을 지급하라고 판결했습니다.

또한 지연손해금은 판결 선고일까지 연 5%, 그다음 날부터 다 갚는 날까지 연 12%로 정해졌고, 나머지 청구는 기각되었으며 소송비용은 양쪽이 절반씩 부담하도록 했습니다. 판결의 지급 부분은 가집행할 수 있습니다.

법원은 보이스피싱 범죄가 널리 퍼진 상황에서 피고는 자기 직불카드가 보이스피싱 범행에 쓰일 수 있음을 충분히 예견할 수 있었고 실제로 그 카드가 의뢰인에 대한 사기의 주요한 수단이 되었다고 보았습니다.

또한 피고가 범행에 적극적으로 가담하지는 않았더라도 접근매체를 빌려준 행위로 범행을 방조했고 그 방조와 범행 사이에 상당인과관계도 있다고 판단해 공동불법행위자로서 손해를 배상할 책임을 인정했습니다.

다만 의뢰인에게도 아무런 확인 절차 없이 시키는 대로 송금한 잘못이 있고 그 잘못이 손해의 발생과 확대의 원인이 되었다며, 사건 경위와 피고가 한 방조행위의 내용, 손해의 공평한 부담 등을 참작해 피고의 책임을 50%로 제한했습니다.

적용 법조: 민법 제750조, 제760조 제3항, 제763조(제396조 준용), 소송촉진 등에 관한 특례법 제3조 제1항

판결문·결정서

개인정보는 가린 사본입니다. 눌러서 크게 볼 수 있습니다.

04

결론

의뢰인은 보이스피싱 주범이 누구인지 끝내 알 수 없는 상황에서, 체크카드를 넘겨준 계좌 명의자에게서 피해금의 절반인 500만 원과 지연손해금을 받을 수 있는 판결을 얻었습니다.

김정훈 변호사는 카드를 넘긴 목적과 대가, 넘긴 시점이 송금 바로 전날이라는 사정을 대법원 판례의 기준에 맞춰 정리해 명의자의 방조 책임을 인정받았습니다.

다만 명의자의 책임이 인정되는지와 그 비율은 카드를 넘긴 경위와 대가, 피해자가 송금 전에 무엇을 확인할 수 있었는지에 따라 사건마다 크게 달라질 수 있습니다.

김정훈 대표변호사

김정훈 변호사의 소회

본 변호사는 이 사건에서 계좌 명의자가 카드를 넘긴 이유를 기록에서 찾아내는 일이 승패를 가른다고 보았습니다.

실제로 같은 통장 대여라도 대출을 받으려다 속은 사람과 대가를 바라고 넘긴 사람은 법원의 평가가 전혀 다르기 때문입니다.

따라서 보이스피싱 피해를 입었다면 주범을 찾지 못했다고 포기하지 말고 돈이 들어간 계좌와 그 명의자에 관한 기록부터 확보해 보시기를 권합니다.

자주 묻는 질문

보이스피싱 주범을 못 잡아도 통장 명의자에게 손해배상을 청구할 수 있나요?

청구할 수 있습니다. 명의자가 계좌가 범죄에 쓰일 것을 예견할 수 있었는데도 체크카드 등을 넘겼다면 방조자로서 공동불법행위 책임을 질 수 있습니다.

이 사건에서도 주범은 밝혀지지 않았지만 계좌 명의자에게 배상 책임이 인정되었습니다.

통장을 빌려준 사람은 피해금 전액을 물어 주나요?

전액이 인정되는 경우는 많지 않습니다. 피해자에게도 확인 없이 송금한 잘못이 있다고 보아 책임을 일정 비율로 제한하는 경우가 대부분입니다. 이 사건에서는 명의자의 책임이 50%로 정해졌습니다.

대출해 준다는 말에 속아 통장을 넘긴 명의자도 책임을 지나요?

명의자 역시 대출 사기에 속아 카드를 넘긴 경우라면 하급심은 책임을 부정하는 편입니다.

반대로 카드를 넘기는 대가로 돈이나 일자리를 약속받았다면 불법을 예견할 수 있었다고 보아 책임을 인정하는 경우가 많고 이 사건이 그런 경우였습니다.

피해금이 적은데 소송을 해도 실익이 있나요?

청구액이 3,000만 원 이하인 사건은 소액사건으로 비교적 간이하게 진행됩니다. 이 사건도 소액사건으로 진행되어 1,000만 원 청구에 대해 판결을 받았고 판결 선고 다음 날부터는 연 12%의 지연손해금이 붙도록 정해졌습니다.

결과는 판결문·결정서로 확인한 사례이며, 사안마다 다를 수 있습니다.

내 대여금⁠·손해배상 사건도 이런 결과가 가능할까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