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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포통장 명의자 손해배상 4,257만 원, 환불 사기 피해

선금 돌려받으려다 23회 송금, 유령법인 계좌 넘긴 책임 50%

  • 수원지방법원 성남지원
  • 2021년 5월
  • 판결

4,257만 인용

게시

수원지방법원 성남지원 부당이득금 청구 일부 인용 판결문 1면
분야
대여금·손해배상
법원
수원지방법원 성남지원
결과
판결 · 4,257만 인용
시기
2021년 5월

사기범에게 속아 보낸 돈이 남의 이름으로 된 대포통장에 들어갔다면, 그 통장을 넘긴 명의자에게 배상을 받을 수 있을까요?

김정훈 변호사가 피해자를 대리한 이 사건에서 수원지방법원 성남지원은 2021년 5월 대포통장 명의자의 방조 책임을 인정하고 4,257만 5,000원과 지연손해금을 지급하라며 청구를 일부 인용했습니다.

의뢰인(원고)은 예약 선금을 돌려받으려다 사기범의 거듭된 요구에 속아 23회에 걸쳐 8,515만 원을 보낸 피해자입니다. 돈이 들어간 계좌는 피고가 유령법인을 세워 만든 뒤 대가를 약속받고 넘긴 법인 명의 계좌였습니다.

이에 김정훈 변호사는 피고를 상대로 부당이득반환과 불법행위 손해배상을 함께 구하는 소송을 냈습니다.

한편 사기 주범을 상대로 한 민사소송은 이기기 어렵지 않지만 통장만 넘긴 명의자를 상대로 한 소송은 승소 자체가 쉽지 않고 이기더라도 피해금의 2~50% 선에서 책임이 정해지는 것이 보통입니다.

01

사건의 개요

2019년 10월 의뢰인은 인터넷으로 알게 된 업체에 예약 선금과 보증금을 보냈습니다. 그런데 상대방은 입금자 이름이 다르다는 핑계를 댔고 환불을 요청하자 총 입금액이 일정액 이상이 되어야 환불할 수 있다며 돈을 더 보내라고 했습니다.

차액을 보내면 다시 더 큰 금액을 채워야 한다는 식의 요구가 이어졌고 의뢰인은 결국 23회에 걸쳐 8,515만 원을 보냈습니다. 환불은 끝내 없었고, 신고하고 나서야 사기라는 것을 알았습니다.

환불을 미끼로 돈을 뜯겼다면 누구에게 책임을 물을 수 있을까요?

돈을 받아 간 사람은 끝내 누구인지 밝혀지지 않았습니다. 수사 결과 피해금이 들어간 계좌의 주인은 피고였습니다.

피고는 2019년 5월경 주류회사 직원을 사칭한 사람에게서 세금 감면에 쓸 차명계좌가 필요하니 법인을 세워 계좌를 빌려주면 매달 200만 원을 주겠다는 제안을 받았습니다.

이후 주식회사 3곳의 설립등기를 마치고 법인 명의 계좌를 새로 연 뒤, 2019년 7월경부터 9월경까지 체크카드와 비밀번호, OTP 등을 넘겼습니다. 이 회사들은 실제로 운영된 적이 없었습니다.

이에 김정훈 변호사는 2020년 10월 피고를 상대로 8,515만 원과 지연손해금을 청구했습니다.

02

김정훈 변호사의 조력 및 쟁점

먼저 부당이득반환을 청구했습니다.

보낸 사람과 받은 사람 사이에 아무런 법률관계가 없는데도 계좌이체로 돈이 들어왔다면 받은 사람은 그 금액만큼 예금채권을 얻은 것이므로 반환해야 한다는 대법원 2010. 11. 11. 선고 2010다41263, 41270 판결 등을 근거로 들었습니다.

이와 함께 과실에 의한 방조도 공동불법행위가 된다는 대법원 2009. 4. 23. 선고 2009다1313 판결 등을 들어, 계좌를 넘겨 범행을 쉽게 만든 피고가 손해를 배상해야 한다고 주장했습니다.

통장을 빌려준 것뿐인데 사기 피해까지 배상해야 하나요?

쟁점은 피고가 계좌를 넘길 때 그 계좌가 범죄에 쓰이리라는 점을 예견할 수 있었는지였습니다. 김정훈 변호사는 준비서면에서 대법원 2007. 7. 13. 선고 2005다21821 판결과 대법원 2014. 12. 24. 선고 2013다98222 판결이 제시한 기준을 들었습니다.

접근매체를 넘긴 목적과 경위, 대가가 있었는지, 받은 사람의 신원 등을 종합해 예견가능성을 판단한다는 것입니다. 하급심도 대출 사기에 속아 넘긴 경우는 책임을 부정하는 편이지만 대가를 약속받고 넘긴 경우는 책임을 인정해 왔습니다.

이 기준에 맞춰 피고에게 불리한 사정을 하나씩 정리했습니다.

한 번도 만난 적 없는 사람에게서 매달 200만 원을 약속받은 점, 짧은 기간에 법인 3개를 세우고 계좌 7개를 열 만큼 적극적으로 협조한 점, 계좌를 열 때 은행에서 양도하면 손해배상 책임을 질 수 있다는 안내를 받고 확인한 점을 짚었습니다.

피고 스스로 어떤 불법에 쓰일 것이라고 짐작했다고 진술한 수사기록도 증거로 냈습니다. 다른 법인 계좌 문제로 이미 조사를 받고도 나머지 계좌를 방치했다는 점도 주장했습니다.

피고가 의뢰인과 사기범의 관계를 의심하자 재직증명서로 무관함을 소명했습니다.

03

법원의 판단

수원지방법원 성남지원은 2021년 5월 피고가 의뢰인에게 42,575,000원(4,257만 5,000원)과 이에 대한 2019년 10월부터의 지연손해금을 지급하라고 판결했습니다.

또한 지연손해금은 판결 선고일까지 연 5%, 그다음 날부터 다 갚는 날까지 연 12%로 정해졌습니다. 나머지 청구는 기각되었고 소송비용은 양쪽이 절반씩 부담하도록 했으며 지급 부분은 가집행할 수 있도록 했습니다.

법원은 피고가 인적사항도 모르고 만난 적도 없는 사람에게서 매달 200만 원이라는 적지 않은 대가를 약속받은 점, 양도 당시 그것이 형사처벌 대상임을 알았다고 진술한 점, 3개 회사의 설립등기까지 해 유령회사를 만들고 법인 계좌를 연 점을 들었습니다.

법인 계좌는 정상적인 영업 계좌로 오인되기 쉽고 대포통장이 범죄에 쓰일 가능성이 높다는 것은 널리 알려진 사실이라는 점, 접근매체를 역 쓰레기통 옆에 두고 오는 극히 비정상적인 방법으로 넘긴 점도 보탰습니다.

이를 종합해 피고가 범죄에 쓰일 수 있음을 충분히 예견할 수 있었고 의뢰인의 손해와 상당인과관계도 있다며, 공동불법행위자로서 배상 책임을 인정했습니다.

다만 의뢰인도 처음 입금한 65만 원을 돌려받으려다 그 약 131배에 이르는 돈을 보냈고, 조금만 주의했다면 추가 입금 요구가 상식적이지 않다는 것을 알 수 있었다고 보아 피고의 책임을 손해의 50%로 제한했습니다.

의뢰인은 2022년 9월 이 판결에 대한 집행문을 받았습니다.

적용 법조: 민법 제750조, 제760조 제3항, 제763조, 제396조, 소송촉진 등에 관한 특례법 제3조

판결문·결정서

개인정보는 가린 사본입니다. 눌러서 크게 볼 수 있습니다.

04

결론

사기범이 누구인지 끝내 알 수 없는 상황에서, 의뢰인은 대포통장을 넘긴 명의자에게서 피해금의 절반인 4,257만 5,000원과 지연손해금을 받을 수 있는 판결을 얻었습니다.

김정훈 변호사는 대가 약속, 유령법인 설립, 은행 안내 확인 같은 사정을 대법원 판례의 기준에 맞춰 정리해 명의자의 방조 책임을 인정받았고 통장 대여자 소송에서 흔히 인정되는 범위의 상단인 50%를 받아 냈습니다.

다만 명의자의 책임이 인정되는지와 그 비율은 계좌를 넘긴 경위와 대가, 피해자가 송금 과정에서 이상한 점을 알아챌 수 있었는지에 따라 사건마다 달라질 수 있습니다.

김정훈 대표변호사

김정훈 변호사의 소회

본 변호사는 이 사건에서 피고가 계좌를 넘기기까지의 과정을 수사기록으로 하나하나 확인했습니다.

실제로 유령법인을 세운 시기와 계좌를 연 날, 은행에서 받은 안내, 대가 약속의 내용이 모이자 '몰랐다'는 변명이 설 자리가 좁아졌습니다.

따라서 사기 피해를 입었다면 주범을 찾지 못했다고 포기하기보다, 돈이 들어간 계좌와 그 명의자에 관한 기록부터 확보해 보시기를 권합니다.

자주 묻는 질문

사기범이 쓴 대포통장의 명의자에게 손해배상을 청구할 수 있나요?

청구할 수 있습니다. 명의자가 계좌가 범죄에 쓰일 것을 예견할 수 있었는데도 체크카드 등 접근매체를 넘겼다면 과실에 의한 방조로 공동불법행위 책임을 질 수 있습니다.

이 사건에서도 주범은 밝혀지지 않았지만 계좌 명의자의 배상 책임이 인정되었습니다.

명의자가 다른 용도에 쓰이는 줄 알았다고 하면 책임을 피할 수 있나요?

정확히 어디에 쓰일지 몰랐더라도, 넘길 당시의 사정에 비추어 불법에 쓰일 수 있음을 예견할 수 있었다면 책임이 인정될 수 있습니다.

이 사건 법원은 대가 약속, 유령회사 설립, 비정상적인 전달 방법 등을 근거로 피고가 범죄에 쓰일 수 있음을 충분히 예견할 수 있었다고 보았습니다.

피해자가 여러 번 송금했다면 배상액이 줄어드나요?

피해자에게도 손해가 커지는 데 잘못이 있으면 과실상계로 배상 책임이 일정 비율로 제한될 수 있습니다. 이 사건에서는 의뢰인이 추가 입금 요구에 23회 응한 점이 참작되어 명의자의 책임이 50%로 정해졌습니다.

판결을 받으면 바로 강제집행을 할 수 있나요?

가집행 선고가 붙은 판결은 확정되기 전에도 집행문을 받아 강제집행을 신청할 수 있습니다. 이 사건 판결도 지급 부분에 가집행을 붙였습니다.

결과는 판결문·결정서로 확인한 사례이며, 사안마다 다를 수 있습니다.

내 대여금⁠·손해배상 사건도 이런 결과가 가능할까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