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분야
- 대여금·손해배상
- 법원
- 수원지방법원 성남지원
- 결과
- 판결 · 청구 전부 기각
- 시기
- 2021년 12월
세상을 떠난 가족을 책에 담담하게 적었는데 유족이 명예훼손이라며 위자료와 출판금지를 청구하면 책임을 져야 할까요?
김정훈 변호사가 대리한 이 사건에서 수원지방법원 성남지원은 2021년 12월 원고의 청구를 모두 기각하고 소송비용도 원고가 부담하도록 하는 1심 판결을 선고했습니다.
의뢰인(피고)은 자신의 일생을 다룬 평전의 주인공입니다. 평전에는 2001년 11월 세상을 떠난 의뢰인의 동생 이야기가 몇 쪽 실려 있었는데, 동생의 아들인 조카가 그중 8개 문구가 고인의 명예를 훼손했다며 소송을 냈습니다.
조카는 의뢰인에게 4,800,000원(480만 원), 평전을 쓴 작가에게 2,400,000원(240만 원)의 위자료와 지연손해금을 청구했고, 해당 문구를 지우지 않으면 책의 출판·인쇄·판매·배포를 금지해 달라고 했습니다.
이에 김정훈 변호사는 문제 된 문구가 고인의 사회적 평가를 떨어뜨리는 구체적 사실이 아니라 평가와 의견에 가깝고 허위라는 증명도 없다고 다퉜습니다.
사건의 개요
평전은 2020년 9월 초판 750부가 인쇄되어 발행되었습니다. 문제의 대목은 '동생을 잃다'라는 소제목 아래 210쪽부터 212쪽까지였습니다.
동생이 교사로 일하다 친척의 부탁으로 교직을 그만두고 선거운동을 도왔다는 이야기, 이런저런 직업을 떠돌다 형 집에 얹혀살게 되었다는 이야기, 좋은 조건의 취업 제의를 형이 말렸다는 이야기, 형과 함께 농장을 가꿨다는 이야기, 동생이 병을 얻은 원인을 짐작한 대목이 들어 있었습니다.
조카는 소송에 앞서 의뢰인과 작가를 사자명예훼손죄로 고소했습니다. 경찰은 2021년 1월 혐의없음으로 불송치 결정을 했고, 조카의 이의신청에 따라 사건을 넘겨받은 창원지방검찰청 진주지청도 2021년 5월 혐의없음(증거불충분)으로 불기소 결정을 했습니다.
형사 절차가 끝난 뒤 같은 내용으로 민사상 위자료와 출판금지를 구한 것이 이 사건입니다.
고인을 다룬 책의 표현이 마음에 들지 않으면 유족이 위자료를 받을 수 있을까요?
조카는 처음에는 형법의 사자명예훼손 조항을 근거로 들었다가, 소송 중에는 고인에 대한 자신의 추모감정이 침해되어 정신적 고통을 입었다는 쪽으로 주장을 바꿨습니다.
결국 쟁점은 8개 문구가 법적으로 보호되는 명예를 침해한 것인지, 아니면 유족이 불쾌하게 느끼는 수준에 그치는지였습니다.
김정훈 변호사의 조력 및 쟁점
김정훈 변호사는 답변서에서 세 단계로 반박했습니다. 문구들은 구체적 사실의 적시라기보다 평가와 의견이고 그마저 허위라고 볼 수 없으며 고인의 사회적 평가를 떨어뜨리는 내용도 아니라는 것이었습니다.
명예훼손이 되려면 사회적 평가를 떨어뜨릴 만한 구체적 사실을 적시해야 한다는 대법원 2000. 7. 28. 선고 99다6203 판결, 주관적인 명예감정이 상했다는 것만으로는 명예훼손이 아니라는 대법원 1992. 10. 27. 선고 92다756 판결을 들었습니다.
또한 적시된 사실이 허위라는 증명책임은 원고에게 있다는 대법원 2008. 1. 24. 선고 2005다58823 판결도 함께 인용했습니다.
'얹혀살았다', '백수생활' 같은 표현은 사실 적시일까요, 평가일까요?
'형 집에 얹혀살았다'는 부분에 대해서는 그 집이 의뢰인 소유였고 동생 가족이 따로 월세나 보증금을 내지 않고 함께 살았던 상황을 작가가 평가해 적은 것이라고 주장했습니다.
또한 동생이 세대주였다는 사정은 행정상 명의일 뿐 이 표현을 허위로 만드는 근거가 아니라고도 짚었습니다.
'백수생활' 부분은 조카 스스로 소장에서 직장을 옮기는 사이 공백 기간이 있었다고 인정한 점을 들었습니다.
아울러 취업 제의 대목은 바로 뒤에 형이 펄쩍 뛰며 말렸고 동생이 그 뜻을 따랐다는 내용이 이어지므로, 동생을 깎아내리는 서술로 읽을 수 없다고 반박했습니다.
참고서면에서는 글 전체의 흐름과 독자가 받는 전체적인 인상을 기준으로 판단해야 한다는 대법원 2001. 1. 19. 선고 2000다10208 판결을 들었습니다.
책 전체 279쪽 가운데 고인에 관한 부분은 3쪽 남짓이고 그 초점은 아끼던 동생을 먼저 떠나보낸 안타까움에 있다는 점을 해당 대목의 문장으로 보여 주었습니다.
또한 학교 연혁 자료를 내 교사 재직 부분 기술에도 근거가 있다는 점을 소명했고 의뢰인이 조카의 이의를 받고 이미 276권을 회수했으며 앞으로 판매하거나 고쳐 출판할 계획이 없다고도 밝혔습니다.
법원의 판단
수원지방법원 성남지원은 2021년 12월 "원고의 피고들에 대한 청구를 모두 기각한다. 소송비용은 원고가 부담한다."라고 판결했습니다.
의뢰인에 대한 480만 원 청구와 출판 등 금지 청구, 작가에 대한 청구가 모두 받아들여지지 않았습니다.
법원은 민법상 명예훼손이 되려면 사회적 평가를 떨어뜨릴 만한 구체적 사실의 적시가 있어야 하고 비판적인 의견을 밝혔다는 것만으로는 위법하다고 볼 수 없으며 허위라는 점은 원고가 증명해야 한다는 법리를 먼저 밝혔습니다.
그리고 8개 문구를 하나씩 살펴 모두 고인의 사회적 평가를 떨어뜨릴 구체적 사실을 적시했다고 보기 어렵고 허위가 포함되었다고 인정할 증거도 없다고 판단했습니다.
'마음을 잡지 못하다'는 의견을 밝힌 부분에 불과하고, 고인이 일정 기간 의뢰인 소유 주택에 전입신고가 되어 있었던 점에 비추어 '얹혀살았다'는 서술에도 허위가 있다고 보기 어렵다고 했습니다.
취업 제의 대목은 앞뒤에 형과 상의한 뒤 그 반대에 따라 취업하지 않았다는 내용이 있어 부당한 이득을 노렸다는 뜻으로 읽기 어렵다고 보았습니다.
또한 병의 원인을 짐작한 문구도 의견일 뿐이고 그 뒤에 동생의 죽음을 안타까워하는 서술이 이어진다는 점을 들었습니다.
명예가 위법하게 침해되었다고 볼 수 없으니 출판 등 금지 청구도 이유 없다고 판단했습니다.
적용 법조: 민법 제750조, 제751조, 제764조
판결문·결정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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결론
평전에 실린 동생 이야기 때문에 조카에게 위자료와 출판금지를 청구당한 의뢰인은 1심에서 청구 전부 기각 판결을 받았고 소송비용도 원고가 부담하게 되었습니다.
김정훈 변호사는 문구를 하나씩 떼어 보지 말고 책 전체의 맥락 안에서 읽어야 한다는 점, 의견과 사실을 구별해야 한다는 점, 허위의 증명책임이 원고에게 있다는 점을 판례로 정리해 재판부에 제시했습니다.
다만 같은 회고록이나 평전이라도 표현이 모욕적이거나 확인되지 않은 사실을 단정적으로 적었다면 판단이 달라질 수 있습니다.

김정훈 변호사의 소회
본 변호사는 가족 사이의 소송일수록 법적 쟁점과 감정의 문제를 나누어 보는 일이 중요하다고 생각합니다.
실제로 이 사건에서 조카가 느낀 서운함은 이해할 수 있었지만 법원이 판단할 것은 그 문구가 고인의 사회적 평가를 실제로 떨어뜨렸는지였습니다.
따라서 회고록이나 평전을 준비하신다면 실존 인물에 관한 대목은 평가와 사실을 구분해 쓰고 근거 자료를 남겨 두시기를 권합니다.
자주 묻는 질문
고인에 대해 쓴 글로도 민사상 손해배상 책임을 질 수 있나요?
고인에 대한 허위 사실을 적시해 명예를 훼손하거나 유족의 추모감정을 해치는 표현이라면 책임이 문제 될 수 있습니다.
이 사건에서는 문제 된 문구들이 고인의 사회적 평가를 떨어뜨리는 구체적 사실이 아니고 허위라는 증거도 없다고 보아 청구가 모두 기각되었습니다.
책에 쓴 내용이 사실이라는 것을 저자가 증명해야 하나요?
손해배상을 구하는 쪽이 적시된 사실이 허위라고 주장한다면, 그 허위성은 원고가 증명해야 합니다.
이 사건에서도 원고가 8개 문구가 허위라는 점을 증명하지 못했다는 것이 판단의 한 축이었습니다.
형사 고소에서 무혐의가 나와도 민사소송은 따로 할 수 있나요?
형사 처분과 민사 책임은 별개이므로 불송치나 불기소 뒤에도 손해배상을 청구할 수는 있습니다.
이 사건에서도 조카는 불송치와 불기소 결정 뒤 민사소송을 냈지만 법원 역시 명예훼손이 성립하지 않는다고 판단했습니다.
출판금지 청구는 언제 받아들여지나요?
명예가 위법하게 침해되었거나 침해될 우려가 있을 때 인격권에 근거해 출판이나 배포의 금지를 구할 수 있습니다.
이 사건에서는 명예 침해 자체가 인정되지 않아 문구 삭제 없는 출판 금지를 구한 청구도 기각되었습니다.
결과는 판결문·결정서로 확인한 사례이며, 사안마다 다를 수 있습니다.




